오직 흰 색 티셔츠만 파는 패션 브랜드 #FFFFFFT

패션 소매업계의 진입장벽이 매우 낮아졌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정말 많은 온라인몰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현실에서 특별한 패션 커머스를 만들기란 쉽지 않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가져와 마진을 붙여 판매합니다. 이런 방식은 보편적이고 특별하지 않습니다. 트렌디하거나 럭셔리 브랜드를 편집하여 판매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신선한 느낌을 주기란 어렵습니다.
컨셉이 명확하다는 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명확하다는 것입니다. 오직 하나의 색상을 이야기하는 패션 브랜드가 있습니다.
#FFFFFFT. #FFFFFF는 흰색의 색상코드를 의미합니다. 브랜드 이름이 직관적으로 흰색을 의미합니다. 이 브랜드는 오직 흰티만을 취급합니다. 대중을 상대로 하는 패션 업계에서 흰 티를 판매한다는 것은 많은 수의 타깃을 놓치는 행위입니다. 하지만 오직 흰 색만을 다룸으로써 흰 색의 본질과 그 본질과 어울리는 아주 니치한 타깃에게는 정확한 어필할 수 있습니다.
흰 색만으로 색상을 제한함으로써 브랜드 컨셉과 이야기는 보다 날카로워졌습니다. 흰 티를 사고 싶다면 서슴없이 이 브랜드로 달려갈 것 같습니다. 누구나를 위한 제품보다는 누군가를 위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전하고자 하는 제품과 이야기가 명확해서 이해하기 쉽습니다.
Show your color. 홈페이지 대문에 적힌 이 슬로건만 보아도 이들이 왜 흰 티만을 고집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멋지고 화려한 주연이 아니라 그 사람만의 컬러가 드러나도록 보조하는 조연 역할을 자처합니다. 화려한 장식보다는 심플한 기본에 충실한 의류가 되고 싶어 하는 어떤 사람을 떠오르게 합니다.
이제 브랜드는 이렇게 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위한 작은 시장에 출발해야 합니다. 대중을 위한 어중간한 브랜드는 거대한 소음 속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버릴 건 버려야 메시지가 명확해집니다. 오늘 우리 브랜드가 전한 메시지는 누군가를 위한 이야기였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